한진중공업은 노동자들 줄줄이 고소하고, 경찰은 구속영장신청에 소환장을 남발하며 파업투쟁을 옥죄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2백 여 명은 회사와 경찰의 행태에 항의하며 2일부터 15일까지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 받을 계획이다.

지회는 2일 오전 10시 부산 영도경찰서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임금체불, 단협위반, 불법 정리해고까지 불법은 회사가 다 저지르고 있고 우리의 투쟁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검찰과 경찰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회사를 조사하고 강력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하며 이번 출두의 배경을 밝혔다.

회사는 현재까지 조합원 2백 명을 무단가택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1월26일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부산본부 공동주최로 열린 결의대회 등 집회 당시 조합원들이 행진해 공장으로 들어간 것과 생활관 이용, 회사 마당에서 쟁의행위를 한 것 등을 이유로 들고 있는 것. 회사는 집회 때마다 조합원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 신분이 확인된 이들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 쟁의행위는 2009년 5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절차를 거친 합법 행위다. 또한 지회 단체협약(아래 단협) 제115조에는 쟁의행위 중 회사시설의 편의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지회는 회사의 조합원에 대한 퇴거 공고와 무단가택침입 고소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조합원에게 소환장을 남발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회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 하지만 경찰의 이러한 행위도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 소환 요구를 받은 정혜금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사무국장이 2월26일 오전 10시 부산 서부경찰서에 자진출했다. 당시 경찰은 이미 정 사무국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둔 상태였고 정 사무국장은 긴급 체포됐다. 경찰이 정사무국장을 조사했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국장은 27일 저녁 11시 20분 경 석방됐다. 앞서 경비실 창문과 신관 출입문 등을 파손한 혐의로 체포된 지회 조합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부산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지회는 회사의 임금 체불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을 넣을 예정이다. 단협에는 파업 시수와 상관없이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돼있다. 회사는 최근 임금 지급 당시 정리해고 미대상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회는 노동부 진정을 통해 상여금과 지난 해 연장근무수당 미지급 건에 대해 지급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