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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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03 03:42
 
▲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이 2일 힐튼호텔에서 GM대우가 뉴GM에 포함됐음을 발표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눈앞의 위기는 면했지만돈 바닥나고, 신차(新車) 없어…
경쟁력 떨어져 미래 암울 산은(産銀) 자금지원 없으면
채무불이행 빠질 수도 사장은 \"구조조정 없다\"
GM대우가 GM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우량자산만 모아 재출범하는 \'뉴 GM\'에 편입돼 일단 눈앞의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뉴 GM\' 편입으로 GM대우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추가자금 지원이 없다면 올가을 전에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GM대우 \"산은, GM대우에 추가자금 반드시 지원해야\"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2일 \"모기업인 GM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GM대우는 \'뉴 GM\'의 일원으로 정상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GM대우가 공격적으로 신차를 개발하고 투자를 진행하려면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말디 사장은 또 \"GM대우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 없으며, 매각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30분간의 기자회견에서 산은의 자금지원 얘기를 4~5차례 꺼냈으며, 언급할 때마다 \'반드시\'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또 \"현재 산은과 협상이 진행 중이며, GM의 파산보호 신청기간인 60~90일 이내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재로서는 추가자금 지원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며, GM 본사측으로부터 GM대우의 중장기 유지계획을 확약받기 전에는 지원 자체가 어렵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 생산물량 감소로 조업이 중단된 2일 GM대우 부평공장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회사로 들어가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GM 본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GM대우는 새롭게 출범하는 뉴(New)GM에 편입돼 생존의 길을 걷게 됐다./김용국기자 young@chosun.com ◆GM대우의 장기발전 가능성, 현재로선 확신 어려워

그리말디 사장이 산은의 자금지원을 강조한 것은 GM대우가 이번달 이후를 버틸 운영자금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다. GM대우의 작년과 올해 당기 순손실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에 GM 본사나 미국 정부의 지원은 일절 없기 때문에, 손실을 메우려면 국내에서 자금이 지원돼야 하는 상황이다.

GM대우의 장기 발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제품이 노후화돼 팔릴 만한 차가 별로 없다.

올 9월 나올 신형 마티즈 이후 신차 계획도 없다. 자금사정 악화로 신차 개발이 계속 지연돼 당분간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기도 어렵다.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지난 4월 \"2~3년 내 GM 중국공장 생산량을 현재의 110만대에서 2배로 늘리고 미국 수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GM 본사는 미국 공장에서 GM대우의 신형 마티즈와 라세티 프리미어를 생산키로 했다. 이에 따라 GM대우의 생산물량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산은·GM대우의 협상 여부에 생존 달려

GM대우의 존망은 산은과 GM대우의 협상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자금지원 없이는 GM대우가 당장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거나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GM대우는 쌍용차와 달리 덩치가 크기 때문에 법정관리로 갈 경우 부품업체 줄도산이 우려되고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1조원대 지원을 하는 것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BMR컨설팅의 이성신 사장은 \"GM대우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전제될 때 산은이 지원하는 게 맞다\"며 \"GM 본사와 GM대우 구성원 모두가 구체적인 생존 노력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